은밀하게 위대하게, 웹툰 원작의 스파이 영화

 

웹툰 원작의 코믹한 스파이물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Secretly Greatly, 2013)

 

 

 

무려 김수현이 주인공인 웹툰 원작의 영화

 

먼저 영화 보기 전에 ㅋㅋㅋ 한참을 웃었다.

 

이렇게 까이기도 힘든데 엄청 까인 영화이기도 해서

배급사의 장난질에 더더욱 까이기도 해서

 

도대체 어떻길래 이러나 싶었던 영화

충분히 선입견을 갖고 볼 수 있는 영화

 

하지만 영화를 보기 전 선입견을 갖더라도

시작하면 내 뇌를 순수히 하자라는 게

나름 룰이기도 해서 뇌를 순수히 하고 영화를 봤다.

 

아무 생각 없이 영화를 따라가다 보니

초반에는 ㅋㅋㅋ

중반에는 어..

후반에는 엉엉

 

어느 순간부터 몰입해서 보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

분명히 어색하고 유치하고 말도 안 돼 라는 상황이었는데

영화의 흐름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묘한 매력

배우에게 하트 뿅뿅을 날리고 있는 나를 발견

 

얼빠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소울리스한 모습에 반하지는 않는데

뭔가 미워할 수 없는 매력에 나도 모르게 푹 빠져버린 상황

 

눈이 즐거워지는 것과 함께

유치한 듯 진지한 상황

어이없게 뜬금으로 터지는 따순 정

 

웹툰이 원작인 것을 생각한다면

이런 묘한 웃김과 유치함이 이해가 된다고나 할까

 

 

 

배우 김수현

잘 생긴 얼굴

그 얼굴과 팬들과 돈 독 오른 것들의 요구에 맞춰줘야 하는 역할들

 

영화 후반에 보여진 배우 김수현의 연기는

전반에 보여줬던 그 모습마저 다시 보이게 만들었다.

 

아직 내공은 더더욱 많이 쌓아야 하겠지만

앞으로 나이가 더 먹으면 엄청 재미있겠구나 싶은 느낌

 

더 진하고 더 깊은 연기가 보고 싶어 지는 그런 배우

 

여하간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선입견으로 무시했던

나 자신을 좀 반성하게 만들기도 한 영화다.

 

열심히 찍고 만들고 연기하고 고생한 스텝들은 죄가 없다고나 할까

 

배우 김수현의 묘한 끌림과 앞으로의 가능성

조연 배우들의 찰진 궁합과 연기력

원작 웹툰의 개구짐을 옮기려 노력한 흔적

더 촌빨 날릴 수 있었던 장면의 진지모드로의 끌어올림

색감으로 표현한 따스움과 차가움

지나치게 진지하거나 촌빨 날릴 수 있는 소재의 묘한 선 타기

 

웹툰으로 보면 어느 정도 감안되는 유치뽕을

영화로 옮기면 생유치가 된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적절하게 타고 있는 이 선을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영화의 다양한 장르를 응원하며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만든 이에게는 위로의 한마디를 보태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