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때 엄마가 유일하게 흔쾌히 허락해주시던 장소가 있었어요.
삼각산 도선사 인데요.
종교적인 측면도 있긴 하지만 이상하게 이 곳에 오면 마음이 정리가 되고
마음이 비워져서 다시 무언가를 채워넣을 수 있는 상태가 된다고나 할까요.
특히나 탑이 있는 높은 곳에 앉아서 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으면
시간가는 줄 모르게 머리가 시원해지곤 하거든요.
음.. 도선사는 버스를 타고 종점 까지 가서
절에서 운영하는 버스를 타면 바로 올라갈 수 있어요.
많이 덥지 않을 때에는 걸어서 올라가도 되는데
산에 올라가는 자동차 가스를 맡으면서 올라가야되서 추천해 드리고 싶진 않아요.
기와 색감이 너무 좋은 도선사예요.
전통 한옥의 곡선와 어우러지는 직선의 건축을 좋아하는데요.
전혀 어울리지 않을 듯한 색감이 어울리게 하는 감각까지. 멋있어요.
예쁜 색감의 등은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 볼 때
햇빛이 비치는 느낌이 정말 좋아요.
바람에 살랑살랑 사이사이로 햇빛이 반짝반짝.
아련한 듯 영화의 한 장면 같아서 정말 좋아요.
버스를 타면 귀여운 스님도 만날 수 있고요. 호홋.
입구마다 지키고 있는 조각인데요.
코가 너무 귀여워요.
지키느라 고생한다고 머리를 스담스담 하는데 순둥순둥한 느낌이 좋아요.
무서우라고 만든 거라고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너무 귀여워요.
동글동글 코도 동글동글 입도 동글동글
천천히 걸어다니면서 볼 수 있는 곳이 많아요.
이 계단을 올라오면 제가 좋아하는 곳이 있어요.
이 곳인데요.
정면에 아래가 내려다 보이는 난간이 있는데
그 곳에 앉아 있는 것을 좋아했었어요.
좋은 글귀도 있고요.
선한 사람도 선의 열매를 맺기 전에는 화를 받는다.
선의 열매가 익은 후에는 선한 사람은 복을 받는다.
악의 열매가 익기 전에는 악한 사람도 복을 받는다.
악의 열매가 익은 후에는 악한 사람은 화를 받는다.
(법구경)
내려오다가 만난 키티카. ^^;;
귀엽게 꾸몄어요.
이제는 수험생이 아니라서 자주 가지 않지만
가끔.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가슴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일 때
도선사를 찾아가서 2시간 이상 마음을 비우곤 하는데요.
개인에 맞는 힐링 장소는 각각 다르잖아요.
제겐 도선사가 힐링 장소예요.
그래서 고맙기도 하고요.
날이 조금 더 풀리면 또 다녀와야 겠어요.
여름내내 진이 빠져서.. 조금 지친 느낌이 들거든요.
비우고. 채우러 다녀와야 겠어요. ^^
'Travel > Korea'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해드라이브, 노을을 등지며 드라이브를 하고 싶다던 친구. (2) | 2015.10.19 |
---|---|
광장시장, 엄마와 함께하는 재래시장 먹거리. (0) | 2015.10.18 |
불국사여행. 우아하지만 젊고 힘찬 느낌의 소중한 장소. (0) | 2015.10.10 |
서울사람이 더 많이 안 가본 남산타워. N SEOUL Tower. (0) | 2015.08.04 |
부모님과 함께한 동해안 해돋이 여행 (0) | 2015.07.2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