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정말 복잡한 머리를 정리하러 가는 거라
사진을 많이 안 찍었어요.
머리가 복잡할 땐 금산 보리암을 가족과 함께 찾아가거든요.
전날 천천히 출발해서 숙소에서 쉰 후
새벽에 조용할 때 올라가서 조용히 시간을 갖다가 돌아오곤 하는데요.
한참 월드컵 시즌 때 다녀와서 숙소에서 축구경기 보던 기억이 있어요.
날이 추워져서 그런가요.
그냥 심란해서 그런가요.
보리암이 또 가고 싶어지는 요즘이라서
하드 뒤지다 사진 찾아왔어요.
항상 아침을 먹지 않는 저를 위해 엄마가 초코빵을 사주셨어요. 헛헛.
엄마는 어릴 때 부터 인스턴트 안 주셨거든요.
이제 다 컸으니 먹어~! 라고 하시면서 주셨어요. ㅎㅎㅎ
엄마가 사주신 빵이라 더 맛있었던 무려무려 포켓몬 빵. 헛헛.
빵 먹고 니햐~ 미요미요~ 이상한 소리 내야 할 것 같아요.
중간에 휴게소에 들렀는데요. 점심 먹으러요.
엄마와 아부지는 갈비탕 한식을.
전 언니랑 햄버거를 먹으로 왔어요.
그랬더니 한쪽 테이블이 축구장 시트지를 붙여놨는데요.
구멍이 뽈록뽈록.
으아아악 이 시트지 누가 붙였을까요.
바늘가지고 터뜨리면서 공기방울 다 없애고 싶은 것 참느라 혼났네요. ㅎㅎㅎ
햄버거 나올 때까지 휴지 뭉쳐서 축구공으로 만들고 언니랑 한참 놀았어요. 헛헛.
피파 월드컵 비프버거와 치킨버거. ㅎㅎ
지금은 안나오죠~
나이가 어느정도 되니 친구들이 레스토랑 이라고 쓰인 곳만 가요.
맥도날드. 버거킹 패스트 푸드점에 정말 안가더라고요. ㅠㅠ
그래서 언니 꼬셔서 오랫만에 정말 오랫만에 먹었어요.
ㅎㅎㅎ 열기에 눅눅해진 빵.
그래도 맛나게 먹었어요. 아마 어마무시한 유통기한의 맥도날드이니
엄청 내 몸속에서 오래 있겠죠? ㅠㅠ
여기 휴게소 엄청 크더라고요.
다양하게 많은 음식점이 있어서 햄버거 먹고 나서도 간식거리 잔뜩 샀고요.
나중에 올때도 들러서 또 간식거리 잔뜩 사서 왔어요. 헛헛.
중간중간 구경할 곳도 많았어요.
다음날 아침에 들른 보리암.
차로 꽤 높은 곳 주차장까지 올라간 후
약 넉넉잡고 30분 걸어 올라가면 보리암이 보이는데요.
새벽이고 공기가 맑고 하니 좋더라고요.
아래 마을도 보이고요.
의외로 젊은 사람들도 많이 올라오더라고요.
안개가 가득가득. 신비로웠어요.
이리저리 아래를 내려다 보면서 생각을 정리해요.
사람이 없을 때 가면 조용히 다닐 수 있어서 좋아요.
사실 별일도 아닌데 왜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게 될까요.
특히 지나고 나면 별일이 아닐때 스스로 좀 미련하게 느껴지잖아요.
수학 문제를 풀듯 엉킨 머리 속을 풀려고 간다기 보다는
잠시 서서 지금 내가 뭐하고 있는지..
그 것을 확인을 하러 가는 것은 아닌지.
아무래도 일상생활을 지속하면서는 잠시 멈추는 것이 조금 힘드니까.
겸사겸사 드라이브도 할겸.
오게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했어요.
어떤 이유건.
산 속에 있는 절은 잠시 멈추고 내 자신을 돌아보기에 좋은 장소인 것 같아요.
꼭. 새벽에 가보세요.
바람소리까지 들리는 산속에서 은은하게 풍기는 향과
엄청 푸른 풀들이 또 저 아래 마을이
기분 좋게 다가오거든요.
나를 멈출 수 있는 곳.이라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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