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고. 가을이어서, 가을인데요.
더웠던 여름 사진을 정리하다보니
기록을 남기고 싶어지는데요.
그래서 사진 몇 장 들고 왔어요.
쇼핑몰에서 엄청나게 세일 해서 주문한 슬리퍼 인데요.
여름에 정말 많이 신고 다녔어요.
폭신한데다가 땀도 안차고 색감도 나쁘지 않아서 편하게 신고 다녔거든요.
발바닥을 쫘악 잡아주는 느낌도 좋았고요.
그런데 브랜드가 .... 무언가 닮은 상표네요. 헛헛.
언니가 따다준 텃밭 채소예요.
이거 먹고 건강해져라~ 라고 했는데요.
피망하고 오이하고 고추, 그리고 가지예요.
어떻게 해 먹을 줄 몰라서 오이는 그냥 생으로 먹고요.
피망은 피자에 넣어서,
가지는 그냥 팬에 구워먹었어요. 헛헛.
이거 엄청 크죠.
사실 언니도 채소 잘 몰라요.
그냥 염소같이 상추며 쌈채소를 아무것도 안 찍고 촵촵 거리며 먹는 것을 기억하고는
이것도 풀이니 좋아하겠지~하고 줬는데요.
그냥 저도 풀이겠거니 하고 먹는데.
으엑. 안 씹혀서 죽는줄 알았어요.
TV 켜고 주말에 통째로 씹고 있었는데요.
정말 염소가 무한반복 씹기를 하듯이.
계속 씹고 있었어요. 헛헛.
나중에 엄마가 그 질긴걸 왜 먹어~라고 하셔서 언니 멱살을 잡았더랬어요. 깔깔깔.
미안하다고 언니가 준 방울 토마토.
많이 안 열렸나봐요. ㅋㅋ 오른쪽 작은 것들 너무 웃겨요.
그래도 동생 주겠다고 더운데 열심히 텃밭을 누빈 언니를 위해
인터넷으로 주문한 블루베리로 만든 블루베리청을 넣고
시원한 음료를 타주었어요.
요롷게 두 잔. 하나는 내꼬~
얼음 가득 했더니 너무 시원하고
많이 달지 않으면서 블루베리의 맛은 진하고 너무 좋았어요.
언니가 너무 맛있다며 좋아해요.
한 잔 더 달라는 눈치였지만 내꼬야~ 안돼~ 했어요. ㅋㅋㅋㅋㅋ
질긴 채소 가져다 준 언니에 대한 소심한 복수예요. 데헷.
이 날 이후로 언니가 집에 놀러올 때면 블루베리 음료 만들어 달라고 하네요.
내 블루베리 언니가 다 먹는다~~~ 했더니.
되게 미안해 했어요. ㅎㅎㅎ
조금 부지런하면 이것 저것 먹을 것이 많아지긴 하는데.
왜 이렇게 해야하는 일이 많은 걸까요.
나이가 들면 들수록 해야하는 일들이 많아지는 것이.
슬프기도 하고..
또 생각이 많아지면 위험해져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요.
뭐.. 삶에 대한 자연의 흐름인가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요.
지난 여름 그렇게 더웠었는데.
지금은 너무 추워서 벌써부터 뜨거운 차를 마시고 있는 것을 보니..
지난 여름이 마치 꿈 같기도 하고..
역시 가을은 살도 찌우고
생각도 찌우게 되는 계절인 것 같아요. 헛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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